난 고졸이다.

Life 2006/04/09 00:53
고등학교시절.. "선생" 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인던 대부분의 인간들은 다 내 적이었다.
나는 꿈이 있었고. 내꿈을 이루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들을 그들이 알려주길 바랬다.

"공부 잘하는 방법"이 아니라.. "꿈을이루기 위한 방법"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난 반평 점수를 낮추는 놈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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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때였다. 아버지가 컴퓨터라는 것을 사주셨다.
최초로 CD-ROM 이 장착된 삼성 매직스테이션2 였다. ^^;
( CDP도 흔하지 않던 시절이다. 지금이라면 블루레이가 달린 PC쯤의 레벨이다. ㅋㅋ )

그때부터 고등학생이 될때까지 거짓말 보태지 않고. 하교해서 집에오면 심부름 갈때 빼고는
나간적이 없었다. 피부가 백인 레벨 비슷하게 갔었다(뿌듯). :->

못하는것 빼고 이짓저짓 다해보다가. 프로그램 실행 화일을 텍스트 에디터로 열어보았다.
MZ... 으로 시작되는 화면 가득한 특수문자들을 사람이 쓰는걸까? 하는 궁굼함이
내가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계기 였다.

너무 잼있었다. PC 통신때문에 매월 엄청나게 나와버리는 전화비 때문에.. 매월 월말은 힘들었지만.
그때만 뺴고는 너무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고등학교>
공부라는걸 해야될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컴퓨터에 관련된 공부라면 몇일밤이라도 샐 수 있었지만.  지리와 역사공부를 하고싶지는 않았다.
흥미를 끈 과목이라면 수학과 물리정도.

지금 생각하면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지만. 고등학교 진학 이후부터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대신 원없이 놀았다.  나름 파란만장한 시간들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나고 즐거운 일이 가득이다.
당연히 컴퓨터를 하는 것은 내가 노는 방법중에 하나였다.

그러던중.. 언젠지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기술과목 시간이었다.
기술시간에 워드프로세스를 가르쳐 주었는데. 선생님이 내준 숙제가 애국가 4절까지를 워드로 입력해
오는 것 이었다. 처음 컴퓨터를 배울 때를 생각해 보라.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범생이들부터 날라리(?) 들 까지 숙제를 해온놈이 별로 없었다.
해서 별 생각없이 내 디스켓을 복사해 주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오타대왕 이었는데. 첫번째 소절에 오타가 있었다.

"동해물과 백두사이 마르고...."


백두사이가 마른단다. 문제는 이 오타가 똑같이 입력되 있는 숙제가 20개가 넘었다는것.

당연히 숙배를 배낀(?) 것을 선생님이 알게됬고
당연히 그중 공부를 못하는 놈들만 교무실로 불려갔고
당연히 나도 그중에 끼어 있었다. 내가 쓴 것이라고 말해 봤지만..
당연히 거짓말로 치부됐다.

마침 정우성님 나온 비트를 본 후라, 교무실 창문 깨고 창가 화분던지면서
폭주하다가 1달 유기정학을 받았다.

<대학교>
모두가 그렇듯이 3학년이 되자 나도 대학교 고민을 했고, 진학 상담을 받았다.
우리 담임과 진지한 예기를 해본게 그때 처음인 것으로 기억한다.

담임 : 대학교 갈생각은 있니? 니 성적으로는 지방대도 턱걸이다. ( 영화에서도 많이 나오는 대사다. - -)
王    : 컴퓨터쪽 일하고 싶어요. 대학진학 하지 않고 바로 일을 배우고 싶은데..
        어떨까요?
담임 : .... 이제부터 배워서 뭘하겠다는 거냐? 공장부터가서 조립은 할 수 있겠다.
王    : .... ....


고등학교 1학년때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전국전까지 출전한 적이 있었다.
( 학교내부 경진->군대회->전국전.. 순이었다, )
전국대회 입상하면 카이스트 특전 입학 기회가 주어지는데..
시험지의 반이.. BASIC 문제였다. 나는 프로그래밍을 C로 시작했다.
(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프로그래머의 실력을 BASIC으로 평가할 생각을 했을까? )

그걸.. 담임이라는 놈이 모르는게 정말 놀라웠다.
다름 알찬 대답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나다.

더 높게 쌓았다. 공부와의 벽을 말이다.
이후 3학년 졸업을 위한 출석일수를 채우고 학교를 거의 가지 않았다.

대신 집 가까이 있던 PC통신 서비스 업체에 집처럼 드나들었고.
졸업과 함께 그 회사에 취직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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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발자로 시작한 사회생활.. 지금은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순탄하고 어쩌면 더 멋진 방법일 수도 있다. 명문대학,대학원,MBA...

하지만 학교라는 곳은 모범생을 찍어는 곳이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주고 그것을 키워 주어야 한다.
현실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

반항심반,내고집 반으로 내가 선택한건 고졸의 길이다.
학교라는 틀에서 자유로워 지는 가장 빠른 방법 이었다.

지금까지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중 하나는, 우끼지만..
"대졸에 지지말자" 다.
그들이 공부와 함께 술에 찌들고 고등학교와 또 다른 재미의 놀이들에 빠져 있을때.
나는 밤새면서 공부했고, 일했다.
결코 무시당하고 싶지 않고 무시당할 이유도 없다.

통념을 깨버리고 싶다. 대졸, 고졸의 통념.
그냥 평범한 "고졸" 이 아니라.. 성공한 "고졸"이 되고 싶다.

사람들은 전자는 무능력한 게으름벵이로 치부하지만..
특이하게 후자는 높게 평가한다.

나도 높게 평가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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